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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페인트칠 그만…길 넓히고 마을버스 놨으면" 1호 재생지 창신숭인 가보니

이관용   /   2019-11-14

"페인트칠 그만…길 넓히고 마을버스 놨으면"

1호 재생지 창신숭인 가보니

서울시 `재생 성공사례`라지만
가파르고 좁은 도로·얽힌 전선
낙후한 환경은 놔두고 겉치레만

200억 붓고 티도 안나는 재생에
市, 또 1000억 투입 검토
일각선 "재개발해야" 주장도






"도시재생을 한다는 명목으로 이것저것 건물들은 만들어놨지만 주민 입장에선 꼭 필요한 건 아니에요. 그 돈으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많은데 노인들을 위해 도로를 넓히고 마을버스 하나 놔줬으면 좋겠어요."(창신동에서 42년간 부동산중개업을 해온 주민 김영일 씨)

총 2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한 전국 1호 도시재생사업지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지역. 서울시가 30일 "지난 5년간 철거보다는 재생을 통해 창신·숭인지역을 탈바꿈했다"고 자평했지만 실제 주민들 반응은 달랐다. 가파르고 좁디좁은 도로, 손님이 없어 문을 닫은 가게들, 얽히고설켜 미관을 해치는 전선들이 낙후한 주거환경을 보여줬다. 재생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러일으켜 떠나고 싶은 마을을 살고 싶은 마을로 바꾸겠다던 정부의 계획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실제로 창신·숭인지역 인구는 감소 추세다.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된 2014년 2분기에 3만4294명이었던 창신·숭인지역(창신1·2·3동 및 숭인1동 기준)의 인구는 올해 3분기 2만9858명으로 감소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같은 기간 4525명에서 5281명으로 늘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백남준기념관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기념관 인근 도로에만 페인트칠을 해서 예쁘게 바꿨는데 정작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지저분하고 전혀 정리정돈이 돼 있지 않다"며 "보이는 것만 바꾸는데 누가 살고 싶겠느냐"고 비판했다. 

 

주민이 떠나다 보니 부동산 거래량도 줄고 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창신·숭인지역 단독·다가구 거래 건수는 도시재생이 한창이던 2015~2017년 평균 80건이었는데 올해는 1~10월 기준 30건에 불과하다. 거래금액도 한 해 평균 300억~400억원에서 올해는 129억원까지 줄었다. A공인중개사사무소는 "2013년 뉴타운에서 해제된 이후 투자가치가 없어서 단독·다가구 가격은 거의 정체 수준"이라고 귀띔했다.주민이 떠나다 보니 부동산 거래량도 줄고 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창신·숭인지역 단독·다가구 거래 건수는 도시재생이 한창이던 2015~2017년 평균 80건이었는데 올해는 1~10월 기준 30건에 불과하다. 거래금액도 한 해 평균 300억~400억원에서 올해는 129억원까지 줄었다. A공인중개사사무소는 "2013년 뉴타운에서 해제된 이후 투자가치가 없어서 단독·다가구 가격은 거의 정체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서울시 역시 창신·숭인지역에 지난 5년간 각종 소통공간과 기념관, 박물관을 만들었지만 별 변화는 없었다고 인정한다. 이음피움 봉제역사관과 같이 인근 봉제산업의 역사를 기록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뉴타운·재개발처럼 주민들의 거주환경이 개선되는 성과는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시는 다음달부터 운영되는 `채석장 전망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채석장 전망대는 채석장 절개지 상부, 접근이 어려웠던 낙산배수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 전망대에선 한양도성부터 멀리 고층 건물 스카이라인까지 서울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실제로 전망대에 올라보니 동대문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시는 2025년까지 총 944억원을 들여 창신·숭인 채석장 일대 명소화 사업을 진행한다. 이미 지방행정연구원을 통해 투자 심사를 완료했고, 내년에 설계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도로 확장 등 기본 인프라스트럭처 개선을 도외시한 채 시 예산을 무려 1000억원 가까이 투입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다. 시 관계자는 "이미 지방행정연구원 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사업은 원래대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교통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내년에 예정된 국제설계공모 때 야외음악당, 공원까지 이어지는 이동수단을 설계 과정에서 고려해 달라고 주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